아이의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장마지만) 경기도권으로 당일 갈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검색해보면 정말 많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새롭게 들었던 생각은 우리나라가 아이를 데리고 여행 다니기 참 좋은 곳이구나 싶었다.
물론 결혼 전에도 연애하느라, 친구들과 여행하느라 이곳저곳 다녀보기는 했지만 아이와 함께 가는 장소는 또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고 다른 느낌인 것 같다.
각설하고.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고 하는 포천 허브아일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아침 일찍 준비해 출발하는 성향이 아닌지라 오후 느지막히 도착해도 저녁까지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이곳이 안성맞춤이었다.
365일 연중무휴에다가 밤 10시까지, 토요일에는 밤 11시까지 운영한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해가 뜨거운 낮 시간보다는 오후 5-6시부터 활동하기가 좋기 때문에 이렇게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곳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입장권은 허브아일랜드 매표소에서 바로 구입 가능하지만 그것조차 기다리고 싶지 않은 나는 인터넷으로 예매했다.
우리는 3인 가족이기 때문에 2 인권 + 대인 1인을 추가해 구입했다.
입장 후 처음 맞이하는 건물은 허브 체험관이다.
말은 허브 체험관이지만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의 허브 쇼핑몰이다.
관광지에서 무언가를 사는 건 돈 아까운 짓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지만 어쩔 수 없이 두어 개를 사서 나오게 된다.
(강매는 없으나 그 분위기에 휩쓸려 어머 이건 꼭 사야해 라는 생각이 든다. ^^)
조경을 참 잘해놨다는 생각이 든다.
산에 둘러싸인 곳에서 어딜 봐도 초록초록하다 보니 저절로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다.
마스크를 껴고 이 공기를 느껴야 한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산책을 하다 보면 중간중간에 쇼핑할 수 있는 상점들이 많이 있다.
입구 쪽에 있는 허브 체험관에서 볼 수 있는 상품들이 겹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면 굳이 모든 상점을 들어갈 필요는 없다.
이태리의 베네치아를 옮겨놓은 듯한 곳이다.
실제로 곤돌라 체험이 가능하다. 두세 명이 타고 직접 노를 저어 한 바퀴 돌 수 있다.
주말에는 체험을 하지 않는다고 써놓았는데 아무래도 주말에도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운영을 하는 듯하다.
아이가 어려서 겁이나 타보지는 않았지만 보기만 해도 즐거운 곳이다.
허브아일랜드 내에 있는 레스토랑은 맛이 없다는 리뷰를 본 적이 있어 대신 베이커리에 들어갔다.
2층으로 된 건물로 저기 보이는 창이 베스트 플레이스이다.
온통 푸른 경치를 보며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하면 참 좋을 것 같았다.
현실은, 1층에서 빵과 우유를 사다가 먹었지만..
추억의 거리 역시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7090 세대의 기억 속에 있는 공간을 재현한 곳으로 꽤나 볼거리가 괜찮다.
특히 군것질을 파는 문방구가 있는데 80년대생인 내가 한참 국민학교를 다닐 적에 학교 앞 문방구에서 먹던 불량식품들이 그대로 있었다.
아이가 하도 사달라고 떼를 쓰는 바람에 난감한 곳이기도 했다. ^^
이곳의 주막은 실제로 전과 막걸리를 팔고 있어 간단하게 식사를 때우기 좋다.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조명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다.
역시 이곳은 야경이 볼만하지!!
조명 맛집이라고 하는 산타마을로 향했다.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게 역시나 비가 한바탕 쏟아지기도 했지만, 우산을 쓰고 걸어 다니며 보기에 나쁘지 않았다.
이날 노을이 정말 이뻤다.
산타마을답게 비탈길로 산타들이 스키를 타고 있다.
겨울에 보면 또 다른 운치가 있을 것 같다.
산타마을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말을 구경할 수도 있다.
말타기 체험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조금 늦게 도착해서 말들이 식사하는 장면만 봤다. ^^
규모가 크긴 했지만 두세 시간 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환경, 충분한 볼거리 그리고 먹을거리 모두 만족할 만한 곳이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오히려 비가 와서 그런지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겨울에 산타마을 구경하러 한번 더 와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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